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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도 수련일지 4

작성자
sunmudoland
작성일
2016-03-24 20:52
조회
1113
선무도 수련일지 4

오체유법 3가 있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한 것이 오체유법 3라니 법사님께서 중간중간 힘든 동작은 빼놓고 하셨다는데도 불구하고, 이건 뭐 되는 동작보다 안 되는 동작이 더 많았다. 그래도 오체유법 3를 해봤다는 것과 왠지 모르는 개운함으로 법사님께서 "어떻게 할만 하세요?"하고 물어봤을 때 나 혼자 크게 "네"하고 대답했는지도 모르겠다.

수련을 정리하면서 법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나다운 게 뭘까요?" 하시면서 영화 <쿵푸팬더3>의 포 얘기를 하셨다. 만두를 젓가락으로만 먹던 포는 어렸을 적 잃어버린 아빠를 만나 팬더마을에 도착하고 거기에서 만난 팬더들은 만두를 젓가락으로 먹는 게 아니라 양손으로 먹는 걸 발견한다. 그러면서 정말 뭔가 큰 것을 깨우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젓가락을 버리고 양손으로 만두를 먹기 시작한다. 그뿐인가. 적 카이가 팬더마을을 침입해온다는 소식을 듣고 팬더들만의 방어법을 개발해내 팬더들을 훈련시켜 결국 카이를 물리친다.

"나다운 게 뭘까?"
"아니, 나는 누구일까?"

새해부터 너무 무거운 질문으로 시작하는 건가? 방금 전 어떤 분이 말한 것으로 정리하자면, 나는 나다. 좀 더 행복해지려는 것도 나이고, 그러기 위해 좀 더 열심히, 부지런히 사려고 하는 것도 나다. 그럼에도 아침 이부자리에서 알람 소리를 들으며 일어날까 말까를 고민하는 나도 나다. 그런 나를 부인하지 않고 그냥 물 흘러가듯, 바람이 불듯, 때가 되면 꽃이 피듯 그걸 인정하고 사는 그 자체가 진리라는 말.

그러나 저러나, 쿵푸팬더 주제곡은 정말 신난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날도 꾸물꾸물한데 장지르기 한판? :)

#선무도수련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