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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도 수련일지 2

작성자
sunmudoland
작성일
2016-02-25 11:18
조회
1238
선무도 수련일지 2

유연공으로 시작된 토요일 유급자 수련에 오늘은 온가족이 함께 했다. 이젠 도장이 놀이터가 된 아이는 혼자서도 잘 노는 듯하다. 거의 토요일에만 수련을 할 수 있는 남편은 주말이면 저 멀리 대구, 천안에서도 수련을 하러 온다는 도반들 얘기에 자극을 받았나 보다.

그러나 저러나 오늘도 나는 생쇼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장족앞차기를 각각 백 번 넘게 하고 그 고요한 지대체를 하자니 호흡을 가누느라 눈을 감는 게 아니라 절로 눈앞이 깜깜해져 온다. 아흐, 이렇게 땀으로 다 흘려버릴 것을 왜 그렇게 때 되면 이 육신에 그렇게 맛난 것만 먹이려 하는지 모르겠다.

거의 두 시간 정도 유급자 수련 후 갖는 차담은 짧기만 하다. 이제부터 한 시간 정도는 유단자 수련시간이다. 육로로 몸을 풀고 2승형을 수련했다. 나와 함께 1단을 딴 회장님은 그 연세가 무색할 만큼 학구적이다. 바쁘신 와중에 복잡해서 엄두가 안 나는 2승형 순서를 거의 다 외우신 듯하다. 놀랍다.

이제야 알겠다. 유단자들이 왜 수련이 끝나면 도복을 갖고 가는지. 왜 수련 중 질문이 생기는지. 매일매일 수련하는 사람 앞에 장사 없다.

"아무 생각 없이 하세요. 힘들단 생각, 몇 번 했단 생각 없이 아무 생각 없이 하세요. 그리고 이렇게 땀을 흘리는 이유가 저를 위해서인가요? 여러분을 위한 것인가요? 여러분을 위한 것이라면 다음주에 올까, 말까 고민말고 그냥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