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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취재파일 4321] 전통무예, 부활 꿈꾸다!

작성자
sunmudoland
작성일
2014-02-21 08:11
조회
1686
<앵커 멘트>


태권도나 합기도 등 제도권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무예는 이미 자연스럽게 스포츠 경기로 전환된 지 오랩니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무예는 아직도 몇몇 소수에 의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불교의 수행법으로 몸과 마음을 함께 수련하는 '선무도'와 조선의 공식 무예였던 십팔기와 이십사기.


부활을 꿈꾸는 전통무예 수련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0년대를 호령했던 당대 최고의 스타 이소룡.


사람들은 '쿵후'라는 중국식 권법에 열광했습니다.


이후 쏟아진 각종 무협 영화는 중국 무술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환상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단 한 번에 적을 무너뜨리는 일본의 전통 검술 역시 우리에겐 익숙한 광경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통무예는 오늘날 어떤 모습일까?


초록이 넘실대는 대나무 숲.


바람결 너머로 봄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립니다.


승복을 입은 채 곧게 뻗은 대나무를 누비는 스님들.


낯선 풍경이지만, 이 역시도 마음을 돌보는 불교 수행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휘청거리는 대나무를 맨손으로 오르는 일.. 결코 호락호락하진 않습니다.


힘겹게 오른 뒤 양팔과 다리로 버티고선 순간.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호흡은 거칠어지지만, 온몸으로 불가의 선을 실천합니다.


경주 함월산 기슭에 자리한 골굴사.


석회암 절벽 곳곳에 12개의 석굴을 만들어 불상을 모신 신라 불교 유적지입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 삼아 기암괴석 위에 가부좌를 튼 사람들.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자기 자신과 마주합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고요히 생각에 몰두하며 참선에 잠겨 있습니다.


불가의 오랜 수행법인 '선무도'의 원래 명칭은 불교 금강영관.


이미 스포츠 경기로 변형된 세속의 무예와는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명상과 참선, 그리고 여러 가지 호흡법이 어우러져 내공수련이 특히 강조된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우리 승병들의 무술 문화가 접목돼 '선무도'라는 전통무예가 완성됐습니다.


<인터뷰> 적운 스님(골굴사 주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이르기까지 수백 년 동안 스님들 외침에 항거했던 그런 기록이 있습니다. 이런 승병들 생활 속에서 무술 발전됐고, 전통적 수행법이 접목돼 오늘날이 이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무도'는 동작이 멈춘 듯하면서도, 어느 한순간 폭발적인 움직임을 선보입니다.


방어와 동시에 공격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것.


상대의 공격을 회전을 통해 발이나 팔로 막은 뒤 이를 감아서 역공하는 등, 유연성과 균형은 '선무도'의 핵심입니다.


가부좌 상태에서 뛰어올라 양발을 벌려 차는 동작은 육체의 수련만으론 불가능합니다.


바로 내공의 힘.


이들 동작엔 내면의 변화를 관찰하며 마음을 닦는 고도의 수련이 뒷받침돼 있습니다.


<인터뷰> 철안 스님: "동작 통해서 내가 호흡 관할하고 그런 고요한 상태에서 정을, 선을 잃지 않는 수행이죠. 그래서 항상 정과 동이 잘 조화 이룰 수 있는 그런 수행입니다. 움직이는 자기 모습을 그대로 잘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거죠."


최근 '참살이'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이곳을 찾는 이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매년 3만 여명이 산사를 찾습니다.


저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불교문화를 체험하는 수준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받는 것은 물론, 2500년 동안 불가에 전해내려 온 전통무예의 진수를 만끽합니다.


<인터뷰> 박윤기(미국 아마추어 이종격투기 선수): "서양식이나 동양식이 신기하게 다 섞여 있어서 선무도 하나 오래하면 다른 무술 할 필요 없이 그냥 바로 가능할 것 같습니다."


힘들 때마다 어김없이 '골굴사'를 찾는다는 31살 유덕길 씨.


'선무도'는 스스로를 찬찬히 돌아보게 만든 거울 같은 존재였습니다.


유 씨는 오랜 수련으로 익힌 평정심이 최근 합격한 공무원 시험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몸뿐만 아니라, 정신력이 크게 좋아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유덕길(선무도 수련생 10년): "전에 몸도 좀 안 좋고, 마음의 안정 찾기 위해 이곳에 들렀다가 선무도 하다 보니, 매력도 있고 한번 좀 집중적으로 하고 싶은 생각 들더라고요.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