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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소 체험한 선무도의 매력

작성자
sunmudoland
작성일
2014-02-10 10:25
조회
2139
선무도와 인연을 맺게 된지 어느덧 4년이 되어간다. 예전에 나를 알던 지인들이 승형하고 있는 내 모
습을 본다면 깜짝 놀랄 일이다. 아직도 보지 못 한 가족이나 친구들은 내가 선무도 유단자라면 반신반
의하니까. 학창시절 100m 22초, 교과 과목 중 체육을 제일 싫어했고, 대학때도 체육을 따로 배울까봐
두려워했었다고 하면 조금은 이해 할 수 도 있겠다. 이렇게 운동과 담을 쌓으면서 잘 살다가 사회생
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여러 가지 스트레스와 직업병으로 내 몸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내가 다니는 직장이 의자에 앉아있을 여유 없이 바쁘고 좁은 공간에서 하루10시간을 서서 하는 곳이
라, 몇 년 일하다 보니 허리가 뻐근하게 아파오고, 종아리는 퉁퉁 붓고 또 손을 많이 쓰는 일이라 어깨
통증까지 달고 다녔다. 여기저기 아픈 데가 늘다보니 차분했던 난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고 짜증
섞인 말투도 늘게 되었다. 싫은 소리 잘 못하고 내성적인 성격은 사람사이에서 생긴 스트레스를 잘 풀
지 못하고 쌓아둬 가슴이 답답해 한숨을 내쉬는 일도 많았다. 취업하면 행복한 인생이 펼쳐지리란 내
상상과 다르게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내 모습, 앞으로 이일을 계속해야할 생각을 하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일을 그만두고 쉬어도 보고, 약 먹고 물리치료도 받아보고, 헬스도 다녀보고, 수영도 다
녀봤지만 처음 며칠만 좋다고 느낄 뿐 기운만 빼고 오래 다니지 못했다. 그동안 운동부족으로 체력저
하에 정신력 바닥... 내가 할 수 있는 건 힘든 운동 말고 숨 쉬는 운동 밖에 없나 생각했다. 그러다 전봇
대에 붙은 광고-몸과 마음이 지치신 분들, 호흡과 명상으로 편안함을-보는 순간 바로 저건 내 운동이
다 싶어 집주변 요가원을 찾아가게 되었다.



어라~요가원이 아니라 선무도!

조용한 명상음악에 맞춰 요가동작을 천천히 하는데 긴장했던 마음이 놓이고 어렵지 않게 따라하게 되
었다. 조금씩 몸이 풀리면서 마지막 사바자세에선 정말 오랜만에 편안하다는 것을 느꼈다. 기분 좋은
시간도 잠시 일어나서 요가매트를 걷더니 발차기를 하고 기마자세로 하는 동작까지 제자리에서 하는
데도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여기저기 아파왔지만 구령에 맞춰 다하고 나니 힘-에너지
가 생기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마무리로 영정좌관을 하는 도반들의 편안한 얼굴을 보고 그 분위기에
서 신세계를 보았다. 이 운동은 나를 위한거다란 생각에 정말 열심히 다녔다. 수련 있는 날은 저녁약
속도 안잡았고 눈이 오나 비가와도 일주일에 꼭 3번은 간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다녔다. 일 끝나고 수
련 1시간 하는 게 무리일까 싶었지만 피로가 풀리고 잠도 잘 오니 수련 시간이 기다려지기도 했고 조
금씩 변화하는 모습에 뿌듯해하며 4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러면 내가 그동안 느꼈던 작은 변화들과
느낌들을 정리해 보겠다.


1) 어깨경직으로부터 해방

평소 손을 쓰는 일이 많고 정확성을 요하는 직업을 갖다보니 늘 긴장상태에 노출되어 어깨가 딱딱하
게 굳을 일이 많았다. 쉽게 지쳐하는 편이라 제대로 풀지도 못하고 끙끙 앓으며 지냈는데 선무도 유연
공을 하면서 굳었던 몸이 풀리면서 어깨도 같이 풀리기 시작했다. 목 돌리기, 등 구르기, 팔 돌리는 동
작은 흉추는 물론 경추까지 자극해서 참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깨가 풀리면서 뻣뻣했던 뒷목
도 풀리고 머리까지 가벼워져서 일하는데도 기분 좋게 할 수 있었다. 특히 수련이 오래되면서 지대체
동작은 호흡으로 어깨에 잔뜩 들어간 힘을 빼게 해서 반복수련 덕분에 생활 속에서도 어깨에 힘이 들
어가는 걸 알아채고 깊은 호흡하면서 긴장을 푸는 습관도 생겼다.


2) 하지정맥류 진행을 더디게

유전적인 요인과 서서 일하는 근무환경으로 하지정맥류를 진단 받고 언제 수술할지 고민하던 차에 선
무도를 다니면서 완치는 아니지만 심한 통증으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유연공을 처음 배우던 날,
발가락 운동, 발목운동은 늘 퉁퉁 붓고 아파서 미운털 박힌 발에게 처음 말을 건 날이 되었다. 아프면
잘 만져줘야 하는데...움직임 하나에 아팠지만 얼마나 시원하던지, 발의 피로가 확 가시면서 세상이
날아갈 듯 유연공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솔직히 하지정맥류에 도움이 될거란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여러 발차기 동작, 하체 운동이 많은 수
련 덕에 하체 근육발달과 혈액순환을 도와 종아리 붓기가 빠지기 시작했고 늘 달고 다니던 다리통증
까지 사라졌다. 하지정맥류 때문에 고민할 일도 사라졌고 걸을 때마다 땅으로 꺼질 듯 무거웠던 발걸
음이 얼마나 가벼워졌는지 지금도 9시간씩 서서 일하고 있지만 튼튼해진 하체 덕에 피곤한 줄 모르고
지낸다.



3) 뻣뻣한 몸에서 벗어나 유연함으로

내가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이 바로 유연성이다. 몸치, 박치, 춤치 뻣뻣함의 삼박자를 고루 갖췄던 나는
사회생활하면서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거나 직장 회식자리에서 나서지 못하고 구석에서 지내곤 했다.
누가 봐도 운동신경 둔하게 보였다. 그러나 오체유법을 배우면서 유연함은 타고 나는 게 아니란 걸
알았다. 처음 배울 때는 아프고 동작이 내 맘대로 안 돼 참 싫어했는데 수련이 오래되면서 힘이나 노
력이 아닌 호흡으로 몸을 부드럽게 푼다는 걸 깨달으면서 예전의 뻣뻣함에 상상 못 할 정도로 유연해
졌다.


딱딱한 관절과 근육이 부드러워지니 삐뚤어진 어깨와 골반이 바르게 되고 자세교정에 몸매까지 예쁘
게 변했다. 최근에는 선무도 홍보용 사진 모델로도 발탁되고 여러 사람 앞에서 시연회도 해보고 이런
경험들이 내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어 회식자리 같은 모임에서도 잘 즐길 수 있게 되었다.



4) 지긋지긋한 요통의 고통에서 벗어나서

요통은 쉽게 사라지기가 힘든 것 같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면서 생긴 요통은 걸어 다닐 때나 앉아있
을 때나 나를 힘들게 했고 집에 와서도 누워만 있고 싶었다. 언제나 통증을 시달려 벗어나려고 허리강
화운동도 해봤지만 혼자하기 꽤 힘이 들었다. 그러나 유연공이나 오체유법을 수련시간마다 꾸준히 하
면서 관절과 근육이 유연해지고 강화되면서 허리도 저절로 풀리게 되었다. 명상하는 동안 척추를 곧
게 세우는 연습은 서서 일할 때도 몸에 익어 허리가 덜 아프게 되었다. 아마 서서 일하는 직업을 그만
두지 않는 한 유연공, 오체유법은 평생을 함께 할 것 같다.

5) 움츠렸던 어깨가 펴지면서 자신감이 솟아

선무도 수련과정을 통해 하나하나 내 것으로 만들면서 내 스스로 무언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특히 초보일 때 1승형을 보고 정말 우러러 봤던 장면을 내가 다른 초보 앞에서 똑같
이 하고 있을 때의 성취감, 자신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허벅지 근육이 생기고 내 몸에 균형이 잡
히고 체력까지 생기고 나서는 힘든 상황이 찾아와도 근심 걱정하기 보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어떤
일에도 활력이 생겨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생겨서 콧노래 부를 일이 많아졌다.



6) 한곳에 집중하는 힘이

처음 수련할 때 삼토식 후 앉아서 명상 하는 게 참 힘들었다. 차분한 성격으로 명상엔 자신이 있을 꺼
라 생각했는데 나를 잘못 알고 있었다. 이 생각 저 생각 꼬리에 꼬리를 물며 코끝을 통하는 호흡을 바
라보는 게 왜 이리 어려운지...영정좌관 또한 그랬다. 확실히 반복된 수련이 길어지면서 산만함이 줄
고 집중력이 생겼다. 동작을 천천히 할 때는 몰입이 더 잘되어 수련효과를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다.



7) 호흡을 통한 편안함을

아프기 시작하면서 짜증내는 일도 많고 조그마한 일에도 화를 내어 함께 있는 동료나 가족들과의 관
계가 불편해서 곤욕을 치른 일이 종종 있었다. 호흡을 통한 수련과 명상을 꾸준히 하면서 스스로 심신
을 편안하고 고요하게 만드는 걸 몸에 익히게 되면서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잘
적응하는 힘이 생겼다. 그래서 화를 낼 일이나 짜증내는 일이 줄어들고 내 마음도 바라보는 힘도 조
금씩 커져 편안함을 되찾았다.



선무도 수련을 통해 본 나의 변화를 경험에 비추어 풀어보았다. 4년간을 수련하면 선무도의 깊은 의미
를 잘 알아야 맞겠지만 솔직히 나는 잘 모른다. 그냥 선무도는 나의 건강을 지켜주고 내 생활을 바로
잡아주는 길잡이다. 스님들이 했던 관법수행이라는 점과 몸과 마음과 호흡이 하나 되는 삼매의 상태
잘 이해 못하는 부분도 많지만 아프고 힘들었던 나에게 건강한 생활을 되찾게 해줬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준 건 확실하다


아직도 주변사람들에게 선무도를 알리는데 어려움은 있지만 아픈 사람들에게 내 경험에 비추어 권해
줄 생각은 엄청나다.

요즘 언론매체나 서점가에서 힐링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몸과 마음을 치유해준다는 의미로 난 선무
도가 생각났다. 지금도 이 수련으로 나를 힐링하고 있고 앞으로도 힐링 해줄 거라 믿는다. 훗날에는
내 가족과 더 훗날에는 노인 분들의 힐링을 위해 가르치며 봉사하고 있을 나를 꿈꾸며 수련의 깊이가
더더욱 깊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