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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선무도 수행의 동반자

작성자
sunmudoland
작성일
2014-02-12 11:02
조회
2638
2012년 8월 하순의 어느 날, 스님의 추천으로 강남 역삼동에 있는 휴담선원 문화원에서 처음으로 선무도 체험을 하게 되면서부터 그 매력에 푹 빠져 버렸고 그때로부터 나의 삶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선무도 수련의 시작이 무종교인으로부터 불법의 길을 향한 불자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선무도는 동(動)과 정(靜)의 조화이고 강과 유의 조화이며 주관과 객관의 조화이고 자타의 조화이며 우주와 나의 합일이다.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적 기능을 충분히 고려한 선요가와 선체조를 통한 기초체력양성과정, 부드럽고 고요한 흡(吸)지(止)호(呼) 3단호흡, 그리고 요가, 명상, 기공과 무술을 하나로 조화시킨 좌관(坐觀), 입관(立觀)과 행관(行觀)등, 선무도의 모든 것이 나에게는 꼭 필요한 수련이었고 수련전반과정에 침투된 관(觀)법수행 또한 수행의 궁극, 즉 열반을 이루는 훌륭한 수련법이라는 것을 1년이 지난 오늘 더 깊이 느낀다.
지난 1년 남짓한 선무도 수련과정을 돌이켜보면서 나에게 일어났던 희비애락과 체험들이 선무도 수련을 막 시작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1. 유연성을 키우는 비법은 꾸준한 수련
태극권의 기초가 있어서 쉽게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았다. 선요가, 선체조를 하면서 보니 국부적인 유연성은 있었으나 움직이지 않던 근육이나 관절은 참으로 나를 민망하게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출석하며 수련을 했더니 전혀 당겨지지 않던 엄지발가락이 4개월 만에 미세한 움직임을 보여줘서 너무 기뻤다. 선무도 수련은 욕심으로 하루 이틀에 되는 것이 아니다. 매개 동작을 바르게 알고 이해하며 법사님이 지도하시는 대로 꾸준히 행하면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에 그냥 스트레칭 개념으로 시작했던 많은 동작들이 차츰 호흡과 조화를 이루면서 점점 더 완벽해지기 시작했다. 법사님은 수업시간에 선요가를 함에 있어서 한 개 동작에 최소 5분 이상 머물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한 번은 결심을 내리고 쟁기자세를 10분 이상 취하면서 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지켜보고 있는 데 과연 척추의 한 마디가 쭉 늘어났다. 마치 신축 낙시대를 뽑아 늘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등 근육이 처음엔 당겨져서 불편하더니 나중에는 쭉 늘어나면서 편안해지는 인상 깊은 체험을 해보았다. 선무도 수련이 10개월쯤 되었을 때, 선요가 4-6번 동작을 하는데 생각지도 않게 호흡에 따라 몸이 더 앞으로, 옆으로 스트레칭 되기 시작했다. 처음엔 너무 지나치게 이완되면서 몸을 다칠 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 이상도 없었다.
그래서 이완이란 심신이 같이 가는 것임을 알았다. 선무도를 시작하면서부터 휴담선원과 인연이 점점 더 깊어졌고 스님의 법문을 듣고 안거기도에 동참하면서 일어난 심신의 변화가 선무도 수련에서도 체현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진정한 불법을 만날 수 있은 것은 선무도가 나한테 준 선물중의 하나이다.

2. 스승과 도반의 지적은 양약(良藥)
수련 중에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하거나 과거의 습에 의한 불필요한 손동작이 자기도 모르게 흘러나와 여러 번 지적을 받았다. 수련이 깊어질수록 스스로 자각 하지 못하는 그 부분을 법사님과 도반님들이 지적해준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게 될 것이다. 쉽지 않았지만 그 습이 고쳐지면서 심신이 더 이완되고 호흡에 따른 에너지의 변화가 조금씩 느껴진다. 특히 지대체 “행”에서 제일 뚜렷하게 느껴진다. 혼자 연습을 할 때는 가끔 거울을 보면서 한다. 모든 동작들을 다 거울로 비춰보기 어려우니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보면 문제점을 더 발견하기 쉽다. ‘근거 있는’ 지적과 반성이 효율적이다.
선무도 수련에 있어서 훌륭한 스승을 만나고 훌륭한 도반과 함께 부처님의 에너지가 충만된 선원에서 수련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큰 행운이고 행복이다. 처음 선무도 수련을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스승, 도반, 장소 등 3요소를 충분히 고려하여 수련도장을 선택하는 것이 궁극적인 성취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3. 손과 발 그리고 호흡의 조화
선무도의 매개 동작은 손과 발 그리고 호흡의 조화를 요구하는데 처음엔 먼저 손과 발의 조화를 이루고 다음에 동작과 호흡의 조화를 이루면 좀 쉽게 된다. 호흡보다는 손과 발의 불조화 현상이 잘 일어나는데 손이 먼저 나가거나 발은 이미 나가서 자세가 고정되어 있는데 손은 아직도 움직이고 있는 현상이 많다. 지대체 “행”과 승형에서 제일 많이 드러난다. 호흡과 동작이 조화를 이루면 동(動)중의 평형성을 유지하기 쉽게 된다.

4. 매개 동작을 정확히 알고 이해하기
선요가와 체조 그리고 좌관, 입관과 행관은 매개 동작의 의미와 정확한 자세를 알고 행해야 한다. 그냥 겉모습만 보고 모방을 하다 보면 맺고 끊는 멋이 없고 동작과 동작의 이음새도 어설퍼진다. 특히 승형 중에서 한 동작이 다음 동작으로 넘어갈 때 한 동작 안에서의 리듬과 호흡의 조화가 엄청 중요하다.

승단시험을 앞두고 승단심사논문을 정리하면서, 신심일여(身心一如)의 경지를 추구하고 궁극의 깨달음을 이뤄가는 세간(世間)의 수행법은 오직 선무도 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선무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선무도는 수행의 동반자로서 내 수행의 삶에 금상첨화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심신으로 느낀다. 이생에 불법(佛法)과 선무도와 인연이 될 수 있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