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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적균형과 심신의 안정을 주는 선요가

작성자
sunmudoland
작성일
2014-01-15 02:01
조회
2236
1. 선요가와의 인연

3년 전, 회사의 흡수합병이라는 거대한 회오리 속에서 안식처인 집에도 마음대로 가지 못했던 파업 1개월이라는 생활은 내 삶에 있어서 가장 큰 시련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폭풍이 그친 그 해 1년은 업무정상화 하느라 정신없이 보냈고 2004년 10월 이곳 방배동으로 사무실이 이전되었을 때엔 내 몸과 마음은 황폐할 정도로 메마르고 건조했었다.

당시 돌료들에게 느꼈던 배신, 불안감 등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하는 직원들과도 마주치기를 꺼려했고 극도로 말을 아끼며 내 일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러던 즈음 부처님과의 인연이 시작되려고 했던 것이었을까. 우울함과 공황장애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일단 몸이라도 변화시켜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한달 중 3~4일 만 몸 상태가 정상이고 나머지는 항상 물 먹은 솜처럼 부어있는 신체 또한 고민 중의 하나였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강 이전에 다이어트에 대한 기대감도 없지 않아 2005년 1월 회사근처 요가원에 등록하게 되었고 그 기분 좋은 선요가와의 만남이 지금은 선무도 수련으로 그 깊이를 더하게 되었다,

처음 수련을 시작할 때 기마자세 1분도 버티기 힘들어 덜덜 다리를 떨었던 그 부실 체력의 소유자였던 내가 지금은 안정적인 자세로 10분 아니 20분을 서 있어도 무리가 없다. 더불어 몸과 마음과 호흡이 조화를 이루게 되면 곧 바로 삼매를 이루게 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몸과 마음의 일체" 라는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서는 하나가 될 수 없음을 수행과제로 삼아 깨달음을 얻고자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올해로 선무도 입문 3년째 접어들고 있는 나에게 선무도 입문한지 오래된 선배가 "3년이면 2단 심사를 봐야 하는데 이제 초단심사를 보냐고..." 농 삼아 말한다. "하하.. 선배님 .. 그러게 말입니다요" 라며 속으로 웃으며 답했던 기억이 난다. 승급 또는 승단에 대한 욕심이 왜 없었겠는가. 그것은 내 수련의 깊이를 되돌아보는 시간인데... 잠시 내 열정의 덜함과 게으름에 대해 반성해 본다.

호흡이 주는 그 경이로움에 미쳐서, 지대체를 하면서 느껴지는 기운에 미쳐서, 온몸을 확 풀어주는 오체유법에 미쳐서, 그리고 몸이 너무 근질거려 승형이 하고품에 미쳐서, 선무도 지도자와 도반들을 만나고 싶어서....오늘도 수련할 선무도에 대한 가슴벅차오름을 느끼며, 오랜 기간 동안 접하고 있는 선요가에 대해 내가 체험하거나 생각했던 것들을 승단 주제로 말하고자 한다.

2. 기초수련과목(유연공, 오체유법)을 충실히
모든 수련자가 경력에 따라 기량이 다 같을 수는 없으나 초급자나 경력자나 모두 기본에는 충실해야 한다. 그런데 이를 간과하는 수련자들이 더러 있는것 같다. 그것은 동작에서 묻어 나온다. 전굴자세를 유지하면서 행하는 동작임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뻣뻣하게 서서 손동작에만 치우치는가 하면, 엉덩이 뒤로 빠지지 않도록 힘주고 괄약근 조이고 꼬리뼈 말고 발목 앞으로 당겨야 함에 있어서도 대충 발만 차는 시늉을 한다. 왜? 기초체력이 없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부분은 은근슬쩍 넘어가는 것이다. 이는 선무도의 기초수련과목인 선체조인 유연공과 선요가인 오체유법을 통한 몸만들기를 등한시 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화려한 동작이 아니라서, 힘차고 멋있어 보이는 것이 아니라서, 요가는 여자들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의 수련을 게을리 한다면 결코 선무술의 유연성과 균형, 탄력성을 향상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선기공 및 명상호흡 등 정중동의 조화를 통한 깊은 삼매에 빠져들기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1>> 신체의 해부생리학적 구조와 기능에 바탕을 둔 오체유법
1) 오체유법 이란
선요가(오체유법)는 팔,다리,머리,등,배의 오체를 해부생리학적 구조와 기능에 바탕을 두고,척추를 비롯한 사지의 운동을 통해 오체를 부드럽게 풀어 심신을 이완시키고 골 관절을 교정하고 근육의 탄력을 키워주며, 깊은 선호흡으로 전신의 생리적 균형과 심신의 안정을 갖게 해 주는 명상 요가 이다. 일명 오체조관 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심신을 고르게 조화한다는 뜻이다. 이수련 시에는 호흡은 코로 깊게 들이마시고 코로 길게 내쉬되 자신의 기량에 따라 동작에 맞추어 주면 된다. 동작의 구성은 주로 벌리기,펴기,두드리기,마사지 등으로 관절과 근육 신경조직을 이완 유화시키며 한 가지 자세를 여러 번 반복함으로 효과를 증대 시킬 수가 있다.

2)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작 : 앉아서 일어섬까지
요가를 하는 것 중의 하나는 몸의 균형을 바르게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동작을 하더라도 전굴을 하면 반드시 후굴을 하고, 좌우 번갈아 균형을 이루는 동작으로 해야 한다. 동작을 너무 한쪽으로만 쏠리게 해서는 안 된다. 오체유법의 18가지 동작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앉아 전굴동작으로 서서히 다리의 오금을 펴주면서 등도 펴주고 두 다리 벌려 고관절 펴줌과 동시에 옆구리 및 허리를 이완시켜주고 좌우 두 번씩 반복해서 행하며, 누워서 윗몸 젖히는 후굴동작들은 척추와 어깨를 늘려주고 복부 근육과 가슴을 완전히 확장시켜주며 하체와 등의 경화를 해소시켜 준다. 그리고 마지막 브짓지 자세에서 전신의 균형과 탄력으로 일어난다.

"앉고 수그리고 좌우 반복, 물구나무 서고 몸 반으로 접고 뒤집고 등대고 누워 일어나기" 식으로 18가지 동작순서를 가볍게 그림 그려본다. 반복적으로 몸에 익힌다. 그리고 그저 한다. 의식은 행하고 있는 동작에만 집중한다. 고관절을 푸는 동작이면 그 고관절에만 집중한다. 어떻게 풀어지고 있는지 이완이되고 있는지에 집중만 하면 된다.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오체유법이 어깨가 결리면 어깨를 풀어주는 뭄 풀기 동작으로 내 몸에 익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수련시간에 오체유법 한다고 하면 힘들다는 생각에 인상부터 찌푸려졌었는데 지금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가장 빠른 몸 풀기를 위해서 오체유법 만한 것이 없다' 하고 수련할 정도니 이 오체유법을 어찌 등한시 할 수 있겠는가.

3) 들이마시고 내쉼의 선호흡으로 심신의 이완 : 깊고 천천히 멈추듯이
호흡은 혈액을 깨끗이 하고 신경세포를 활성화하여 생리기능을 강화하고 어긋난 육체를 바르게 하여 마음을 안정시키고 완전한 명상으로 가는 수련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체 해부생리학적 구조와 기능에 바탕을 두고 오체를 부드럽게 풀어 생리적 균형과 심신의 이완을 시켜주는 선요가는 동작과 호흡을 통해서 생명의 각성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한동작이라도 급하게 해선 안되고 최대한 깊은 호흡과 함께 마치 나무늘보처럼 멈추듯 몸을 정적인 흐름으로 움직여 선정의 경계가 끊어지지 않도록 한다. 이렇게 할 때만이 바른 자세가 나오고 수련효과를 극대화 시켜 수련을 통한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모든 동작은 자신의 기량에 따라 행하여야 탈이 없다. 수련자가 심장이나 폐기능이 약하면 호흡이 짧을 수 있는바 다른 수련자가 한 호흡에 한동작을 한다 하더라도 스스로는 현재 본인의 몸 상태에 맞춰 두 호흡, 세 호흡으로 행하여햐 한다. 호흡이 깊어지고 길어지면 호흡 한번 만으로도 몸을 풀어줄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 본인은 그 경지에 도달하려면 까마득하다. 다만, 모든 동작을 행함에 있어서 집착을 버리고 다소 느리더라도 호흡과 동작의 조화로움을 이루려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요가지도자 과정에 입문하여 '옆으로 다리 벌리고 엎드려 발목잡기' 동작을 반복하여 동기생들과 함께 몸을 만드는 중, 호흡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상체를 앞으로 갑자기 엎드리게 하다 보니 오른쪽 고관절에서 무릅, 발목가지 갑자기 통증이 왔고 이후에 그 전보다 다리가 덜 벌어지게 되었다. 아마도 근육이 놀라서 움츠러든 것이라.. 수련을 통해 거의 회복은 되었으나 몸은 풀렸다 다시 굳어졌다 풀렸다 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기에 그 통증은 지금도 간간히 찾아오고 있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호흡을 통한 통증은 기분 좋은 통증으로 받아들여 그 통증을 즐길 수가 있다. 그러나 호흡이 수반되지 않은 통증은 고통만 수반될 뿐이다. 이렇듯 호흡을 병행하여 근육이 늘어날 공간을 만들어주면서 조금씩 몸과 마음이 이완되도록 해줘야 함에도 과격하고 성급한 몸만들기는 근육의 손상이나 몸의 틀어짐이 올 수 있음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2>> 선요가의 유연함과 근력을 기반으로 부드러움과 강함을 동시에 표현
운동이라고는 이 선무도가 처음인지라 게다가 운동신경도 둔감하여 방향감각이 거은 없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손은 손대로, 발은 발대로 그리고 첫 시작하는 방향이 연습했던 때와 다르면 여지없이 우왕좌왕이다. 이런 내가 승형 동작을 금방 익혀 빠르고 힘차게 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멋있고 잘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힘 있게 쳐내고 찌르고 방어하고 돌려차곤 했었다.

그런 나를 보며 지부장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동작이 끊어진다. 또, 어깨 힘들어 간다. 어깨 툭 내려라. 그렇게 동작을 하면 몇 번 반복하지도 못해 지친다. 힘을 빼고 한 동작 한 동작 천천히 해라. 빠르게 하는 게 포인트가 아니라 얼마만큼 유연하게 균형을 잘 잡아 조화로움을 이루는가가 일승형의 핵심이다. 동작을 하면서 멈춰 서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수련을 겸해라"
라는 것이었다.

즉, 부드러움 속에서 강함을 나타낼 수 있어야 하고 강함 속에서도 부드러움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천천히 하다 보면 그것이 몸에 자연스럽게 익어 나중에 빠른 동작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처음부터 빠르게 하는 것에 치우치면 나중에 느리게 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느리듯 천천히는 안정된 호흡과 유연성, 기초체력 없이는 소화시키기 어렵다. 그래서 느리듯 천천히는 숙련자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다. 숙련자들의 기공이나 무술 동작 보면 마치 춤을 추는 듯 하다. 모든 동작이 끊어짐 없이 부드럽게 이어짐이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할 정도이다.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선무와 선무도' 공연VTR을 시청한 적이 있다. 숨을 죽이는 고요함 속에서 시연자가 오체가 다 풀어진 유연한 몸으로 한발로 균형을 디딤에 있어서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동작과 호흡의 조화를 이루며 옆차기 자세로 360도 회전하는것이었는데 유연함과 부드러움속에서 내면의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3. 선요가 활성화 : 스스로 몸을 치유한다는 인식의 변화 필요
오체유법의 운동체계는 해부학적 기초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정기가 약해 병이 든 몸, 어긋난 신체구조, 심약한 마음 등을 우선적으로 바르게 치유하고, 명상을 통해 언제나 건강하고 평정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요가는 내 몸을 스스로 치유하는 동물본능의 자연치유력을 강화시키는 데 호흡과 함께 오체유법을 꾸준히 단련한다면 어떠한 질병에도 쉽게 걸리지 않고, 난치병도 극복이 될 수 있다. 모든 질병과 스트레스는 마음과 환경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몸과 동시에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어떠한 병도 다시 재발하게 된다.

요가의 가장 큰 장점은 어린이에서부터 장년층까지 누구나 장소 구애됨없이 할 수 있으며,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만으로도 그 효과는 당장 나타난다. 늘 스트레스에 노출된 성인들에게는 우선 마음의 평온함을 가지게 하고 굳어버린 골격들을 펴줌으로써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성인병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요가는 헬스, 에어로빅, 마라톤 같은 단시간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명상하듯이 정적인 자세로 호흡과 같이 스트레칭을 하면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해 나가는 운동체계이다. 요가의 이완과 스트레칭은 막혀있던 경락을 풀어주고 뇌를 정화시키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동물처럼 자가 치유력을 향상시키고 매사 긍정적인 자세를 갖게 한다.몸이 유연해지고 가벼워진다. 또한 명상이 저절로 되기 때문에 정신적 수련에도 좋은 효과를 가진다.

4. 마무리하며
어느 사찰 입구에 최고의 다이어트에 대해 기록해 놓은 것이 있다. 내용인 즉, '탐욕과 집착의 뱃살을 빼고, 성냄과 질투의 속살을 빼고, 교만과 무지의 목살도 빼고, 아집과 허영의 얼굴 살을 빼는 것' 이라고 한다.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다이어트는 에스 라인을 위한 또는 뱃살을 빼기 위한 육체의 다이어트 보다는 영혼의 다이어트가 더 필요 할 지 모른다. 우리의 마음에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탐욕, 집착, 교만, 허영 등이 가득 차 있어서 난치병인 정신 비만상태가 되어 있는 건지도 모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