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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도 수련일지 5

작성자
sunmudoland
작성일
2016-05-17 16:59
조회
1314
선무도 수련일지 5


2016년 4월 12일 화요일

몸도 무겁고 일도 힘들어서 그런지 도장을 갈까 말까 갈등하는 마음을 안은 채, 그래도 몸을 풀면 좀 편해질꺼라고 다독이며 오늘도 유단자 수련을 하러 도장으로 향했다.
삼토식에 이어 잠시 명상을 하는데 몸의 긴장이 점점 풀리면서 굳어있던 근육에 통증이 느껴진다. 그럴수도 있지 하며 고요히 앉아있으니 안정이 찾아왔다.
도장에는 오랜만에 나온 지영님을 비롯해 유단자반만이 가질수 있는 어떤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많은 분들이 나오셨다.
요근래는 화요일 수련에 주로 오체유법1이 아닌 다른 버전으로 했었는데 오늘은 오리지널 오체유법1이다. 생각해보니 오랜만에 오체유법1을 하는 것 같다. 오체유법은 지금 내 몸의 상태를 파악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역시나 1번자세를 할때 대퇴 후측에서 오금까지가 많이 굳어있는게 느껴졌다.
고관절에서 옆구리까지 근육들도 긴장이 많아서 옆으로 몸을 뻗기가 쉽지가 않다.
예전보다 조금은 굳은 몸이지만 긴장된 몸을 풀기위해 깊은 호흡을 해본다.

이어서 기본공은 권족앞차기와 권족제치기를 하는데
요즘 유급자반에서는 발차기할 때 100번씩은 기본이라고 하시며 유단자가 되면 꽤가 난다는 법사님의 말씀은 결코 부정할 수 만은 없었다. ^^;
수련이 끝나고 법사님께서 둥글게 앉아 대화로 마무리를 하자 하신다. 무슨 말씀을 하실까 했더니 도장의 리모델링에 관한 이야기들 이었다. 아무래도 수련자분들이 많아지다 보니 도장이 좁다고 느껴지는 날들이 종종 있었고 거기에 대해서 리모델링을 하는건 어떨지 물어보신다. 유단자분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으로 답하시며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언젠가부터 도장에서 뵙는 분들은 단순히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의 개념이 아니게 되었다. 알고보면 일하는 시간, 집에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여기 이곳에서 보내다보니 그럴 것이다. 계속해서 좋은 수련환경과 의미있는 시간들을 만들어갈 이곳을 위해 좋은 의견들이 많이 수렴되어 앞으로도 기운 충만한 도장으로 거듭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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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17일

남산에서의 편안한 트레킹을 하고 인사동으로 와서 대추차 한잔으로 차담을 하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물론 선무도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고 우리 모두는 선무도를 오래도록 하고 싶어하는 같은 마음이라는 것도 알았다. 오늘의 일정을 다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지하철 개폐문 옆의 시 한편이 눈길을 끌었다. 시의 뒷부분이 마음에 참 와닿는다.

하현달 - 서석화
내 살을 깎아 어둠을 넓힌다
환한 낯빛 아니면 어떠랴
숨은 마음 이리도 터질 듯 환한데
별들이 제자리에서
제 몸만한 빛으로 어둠을 걷을 때
나는 어째서 살을 깎아야
하늘은 내 자리를 허락하는가
버리는 연습으로 한달을 산다
살내리는 소리가 밤을 키운다
보이지 않는 꿈이 부푼다
부푼 꿈속에서
만월의 내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