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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선무도 수련기

작성자
sunmudoland
작성일
2019-07-06 16:59
조회
4
선무도와의 인연

오랫동안 명상에 관심이 있었지만, 방법을 못 찾고 있다가, 우연히 신문을 통해서 명상지도 하는 禪院을 알게되었고, 입문반을 등록, 명상공부를 시작하였다.
6주간(주 1회)의 기본교육을 수료 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론과 실제 명상과의 괴리감, 앞으로 어떻게 명상공부를 이어갈지 막막하였던 시기에, 선원에서 매주 토요일 직장인 명상 수련이 있었다.
그곳에서 법사님께서 명상 후 약 1시간에 걸쳐 선무도의 기본동작(유연공, 영정좌관, 호흡법 등)을 가르쳐 주셨는데, 그게 선무도와의 첫 인연이었다.
선무도의 기본 동작과 몸 풀기는 강렬하게 다가왔고, 오랫동안 찾아왔던 마음공부에 대한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 같았다.
그래, 한번 해 보자. 2018. 1말 드디어 정식으로 선무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선무도 수련
<삼토식>
간단한 상체 이완 동작과 더불어, 수련원에 도착하는 순간 과거, 미래는 다 버리고 오로지 지금의 호흡과 동작에 집중하라는 법사님의 말씀 세 번의 호흡에 나의 몸에 온 기운을 담은 숨을 불어넣어, 찌든 탁기를 다 토해버린 후, 호흡을 바라본다.
본격적인 수련에 앞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킨다.


<유연공>
하루 종일 직장에서 경직되어 있던, 몸과 마음을 안고 수련을 시작한다.
신체의 말단 부분인 발가락에서부터 시작, 다리, 허리, 등, 목 등 온몸을 차근차근 호흡과 더불어 긴장과 이완을 반복한다. 초창기에는 유연공 동작부터 땀이 났다.
처음 하는 동작에 근육이 놀라고, 몸이 반항을 한다.

하지만 법사님의 지도와 선배 도반님의 유연한 동작을 따라한지 1년, 지금은 동작과 호흡을 일치하며 몸을 풀다보면 경직되어 있던 몸이 풀리고, 몸이 풀리니 호흡도 자연스럽고, 마음도 풀린다.
이게 心身一如 구나.


<오체유법>
개인적으로 요가를 배우고 싶었다. 그런데, 쉽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런데 수련과정에 요가동작이 있어 무척 반가웠다.
어깨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목도 삐뚤고, 허리는 뻣뻣하고 도대체 유연성하고는 거리가 멀었지만, 의욕만큼은 넘쳤다.
그래서 수련 초기에는 이를 악물고, 온 힘을 다하여 숙이고 비틀었지만, 몸만 아프다. 그때 법사님께서 무리하지 말고 통증이 있는 곳에 호흡을 불어 넣는다 생각하고 동작과 호흡을 일치 시키고, 그저 바라보라 하신다,
기본도 모르고 너무 욕심이 앞섰다.
왜 오체유법을 하는 지도 몰랐던 것이다. 단순히 요가동작을 배우는게 아니라 선무도 수련자로서의 기본적인 몸을 만들고, 명상 수행에는 건강한 육체가 필요하기에 강하고도 유연한 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저 남들보다 더 유연한 몸을 갖고 싶어서 애를 썼던 것이다.
이젠, 무리하지 않는다, 법사님의 가르침대로 그저 할 뿐이다.
늘 호흡과 함께 동작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하고, 그저 바라본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비해 몸이 자연스럽게 변해 감을 느낀다.


<영정좌관>
일상의 삶속에서 몸, 느낌, 마음을 온전히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사실, 선무도 수행(명상공부)전에는 생각(시도) 조차도 하지 않았고, 하루 종일 과거걱정, 미래걱정, 회사일, 집안일 등 무수한 생각 속에 나의 정체성도 잃어버리고, 에고 속에 갇혀 살았다. 선무도 수행 속에서 영정좌관, 좌선, 입선은 이러한 생각을 끊고, 오로지 지금 동작, 호흡,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알아차리고) 참나를 찾는 귀중한 시간이다.
수련의 마지막에 영정좌관으로 숨쉬고, 움직이는 동작을 선명히 觀하면 수련의 깊이가 더해 감을 느낀다.
몸도 마음도 觀照의 대상이다.


<영정입관>
뿌리 깊은 나무처럼, 발바닥을 바닥에 뿌리내리고 조용히 호흡을 바라본다.
아직은 다리 힘이 약해 허벅지가 떨리지만, 그 고요하고 오묘함은 좌선을 할 때와 또 다른 기운을 느낀다.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시공간을 넘어 고요함 속에 깊이 들어가고 싶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더 오랜 시간을 들이고 싶은 수련법이다.


<장지르기>
초등학교 시절 태권도를 배울 때, 정권지르기는 배운바 있었던 저로서는 장지르기를 처음 접할 때 이게 뭐지, 무술 동작도 아니고 하는 의구심이 들었고, 무척 힘든 동작이었다.
무엇보다 동작은 부드러웠지만, 온몸의 관절을 다 움직이며, 부드럽게 호흡과 맞춰 하는게 쉽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런 에너지의 흐름(기운)을 느낄 수 있었고, 점점 동작에 집중 할 수 있었다. 호흡과 동작의 조화.


<영정행관 지대체 – 행·주·좌·와>
들이쉬고, 내쉬고.
전신의 힘을 뺀 상태로 부드럽고 천천히 동작한다. 시선은 움직이는 손을 관하며, 호흡은 동작과 일치시킨다. 손에서 에너지의 흐름이 느껴진다. 止息을 통해 에너지가 내 몸을 순환한다.
움직임과 호흡을 바라보며 일치 시키는 움직이는 명상.


<영동행관 승형-1승형>
중심이 잡히지 않아, 자꾸만 넘어진다. 몸은 잔뜩 긴장하여 힘이 들어가 있다. 호흡은 거칠어져, 동작과 일치되지 않는다.
온 몸에 땀이 비오듯이 쏟아진다.
선배 도반들의 동작은 힘이 있고, 부드럽다. 호흡과 동작도 일치한다.
무술동작 이지만 강함과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있어,
이 또한 호흡과 동작이 조화롭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코 아름다운 동작이 나올 수 없는 것 같다.
욕심을 버리자,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자, 꾸준히 하다보면 땀 흘리지 않고 여유있게 하는 날이 있을 것이다.


맺음
제가 그간 수행하였던 선무도 수행 과정을 간략하게 나열하며, 저의 느낌을 요약해 보았다.
선무도 수련에는 선체조, 선요가, 선기공, 선무술, 명상 등 우리가 몸짓과 관련된 수행을 할 때 만날 수 있는 여러 방편들이 다 들어있다.
그 방법은 오묘하고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으며,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심신 통합적 접근으로 수련을 할수록 그 깊은 수행체계에 감탄 할 뿐이다.
선무도를 수련하기 전에는 나에게 호흡은 그저, 숨 쉬는 행위에 불과하였다. 호흡은 깊지 않았고, 흉식 호흡에 국한되었다.
하지만, 수련 시, 법사님께서 매번 강조 하시는 호흡을 따라 하다 보니,
어느새 호흡은 깊어지고, 복식호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틀어진 골격을 잡으려면 근육을 움직여야 하고,
근육을 움직이려면 氣를 다스려야 하고, 氣는 호흡에 의해 조절된다고 강조하신다.
수행을 하다보면 단지 코와 입으로 호흡을 하는 게 아니라 숨 쉬는 몸을 느낀다. 생명 에너지의 흐름이 아닐까.
생명에너지에 대한 자각은 호흡을 관조 함 으로써 가능하다.
호흡이 곧 수행인 것이다.
인간에게 호흡은 삶의 근원으로서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고리라는 것,
생명에너지의 흐름, 존재에 대한 자각, 이 모든 게 호흡과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엔, 부처님으로부터 2500년을 면면히 이어온 승가의 전통적인 수행법인 선무도의 수련으로 참나를 찾는 길을 발견하였다.
아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몸의 변화와 마음의 변화, 생활의 변화는 좀 더 지극한 수련을 통해서 가꾸어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같이 하신 법사님, 도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