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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도 수련일지 2

작성자
sunmudoland
작성일
2016-05-04 23:40
조회
1333
선무도 수련일지 2


2016년 3월 20일 일요일

오랜만의 산행이었다. 재작년, 장엄사에는 갔었지만 마니산을 등반하긴 이번이 처음이었다.
산행에는 법사님을 비롯해 총 7명이 참석해 정수사 입구에서 출발을 했다. 그리고 곧 참성단까지 가는 능선이 시야에 들어왔다.
마치 옛 한옥의 튼튼한 용마룻대와 같은 능선의 모습에 감탄하며 걷다보니 큰 바위덩이들이 길목에 자리잡고 앉아 있었다. 거기에는 출입을 금한다고 떡하니 적혀있다. 법사님은 역시(?) 출입을 금하는 난코스를 택하셨고 나는 우회로와 난코스 둘 중 어디로 가야할까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잠깐의 생각할 틈도 없이 이쪽으로 오라는 법사님의 말씀에 그 뒤를 따라나서기로 했다. 덩치큰 바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살짝 겁을 먹었는데 저 아래를 내려다보니 더 아찔하다. 껑충 껑충 너럭바위를 뛰어다니시는 법사님이 대단해 보였다. 두팔, 두다리 다 써도 닿지 않고 올라가 지지도 않을 때는 법사님과 여러 도반들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그 길을 지나왔다. 이제 조금 숨 돌릴수 있는 길이 나왔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내가 저 길을 지나왔다고?” 하며 스스로 놀라움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혼자서는 저 길을 못 지나 왔으리라.

부지런히 능선을 따라 걸어가 드디어 참성단에 도착하니 오늘 날이 좋긴 좋았나 보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기도 했지만 첨성단의 그 청정한 기운은 많은 이들을 끌어 들일만 하지 싶었다.
그 옆에 단아한 모습으로 서 있는 소사나무에 잠시 눈을 둔후 다시 길을 되돌아 내려갔다.
뜨끈한 손 순두부국으로 점심을 맛있고 먹고 장엄사에 들르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한 이사님의 차를 타고 서울로 이동하면서 선무도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좋은 것들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더 소중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다음 달 마니산 산행도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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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25일 금요일

날씨가 제법 봄의 색깔을 내고 있는 요즘이다. 곳곳에 매화꽃도 눈에 띄고 늘 다니는 출근길에 보이던 앙상한 가지에서 어린 잎사귀들이 얼굴을 내민다. 같은 길을 다니지만 새로움이 더해지니 왠지 미소가 지어진다.
일을 마치고 도장에 갈 때쯤엔 몸이 많이 지쳐 버리기 일쑤인데 도장에 도착해서 도복으로 갈아입고 매트 위에 앉아 있는 그 순간엔 그저 편안하다. 그렇게 한숨 돌리고 수련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법사님께서 내게 앞으로 나와서 구령을 붙여보라 하신다. 긴장이 되었지만 예전 아침반 때 보다는 부담이 덜 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고 생각 말고 그냥 동작에 집중하고 내 수련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하셨던게 떠올랐다. 그렇게 나의 리드로 오체유법이 진행되었다.
요즘은 등의 상부 흉추와 장골 위 쪽이 묵직하고 뻐근하다. 그래서 무릎으로 서서 기해합장을 하고 후굴하는 동작을 천천히 하려고 했다. 마지막 호흡에 상체를 일으킬 때도 최대한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오체유법을 통해 내 몸의 어디가 어떤지를 알수 있었다.
오늘의 기본공은 장족옆차기. 반합과 함께 내려놓는 발의 위치가 정확하지 못하다고 지적하신다. 같은 동작을 몇 년 째 반복하지만 세밀한 부분에 있어서 수정할 것들이 많은 것 같다. 그렇게 하나 하나 알아가는 것들이 있어 지겨울 새가 없는 건가 보다.
지대체를 끝으로 수련이 마무리가 되고 이사님께서 알리는 말씀들을 하셨다. 다가오는 4월 첫째주 토요일 오전부터는 명상수련도 시작된다 하신다. 날씨가 좋아지면 야외수련도 할수 있을 듯 싶다.

계절이 자연스럽게 바뀌듯이 도장에서의 시간 역시나 흘러가고 있고 이래저래 변화가 많은 요즘이다. 매번 때가 되어 봄이 오면, 꽃이 스스로 피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듯이 주어진 시간들을 부지런히, 소중히 보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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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26일 토요일

‘햇살과 바람과 비를 먹고 사는 것들은 강하다.’

유단자 수련이 끝나고 법사님께서 지호 동화책에서 본 내용을 말씀해 주셨다.
나 역시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된다.
오늘은 저 말이 기억에 남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