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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도 수련일지 8

작성자
sunmudoland
작성일
2016-03-24 21:03
조회
1269
선무도 수련일지 8

“오늘은 오체유법 할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오체가 어디죠? 정하님?”
“머리, 다리, 팔…”
채 법사님의 기습 질문에 우물쭈물 답을 하면서 그래도 수련일지를 쓰면서 글자로 써봤다고 바로 ‘등’이 생각났다.
“그래요, 머리, 다리, 팔, 등 그리고? 한 군데는?”
옆에 앉았던 도반이 말했다.
“배요.”
“맞아요!”
“오체유법은 말 그대로 이 다섯 곳을 부드럽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조관하는 것입니다. 조관이란, 이 다섯 곳이 조화로운지 바라보는 것이죠.

그래서 시작된 오늘의 오체유법은 만날 하던 오체유법과는 또 달랐다. 한 동작, 한 동작 거의 5분 정도에 한 동작을 하면서 몸을 바라보고, 호흡을 바라보며 진행됐다. 그런데 그렇게 천천히 한 동작, 한 동작에 집중하고자 눈을 살며시 감을 때마다 약간씩 어지러웠다. 바로 어제부터 저녁을 먹지 않기로 작정한 뒤 오늘 아침에도 커피(무려 블랙커피)만 마시고 수련에 나온 탓이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수련이 끝나고(오늘은 오체유법, 장족 옆차기, 곰자세를 했다), 오후 5시에 딸아이가 와서 놀이터로 달리기를 하던 길에 여덟 살 딸아이에게 엄마가 이래저래 선무도장에서 어지러웠다고 말하니, 딸아이가 하는 말이 더 가관이다.
“그러게 엄마, 무리하지 말아야죠. 조금만 먹어요. 저녁에.”
누가 엄마이고, 누가 딸인지 요새 몸이 무겁다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나보다 딸아이가 더 나은 생각을 하다니. 그래서 옛말에 부모는 자식을 통해 배운다더니 맞는 말인가 보다.

그나저나 수련시간 중 채 법사님께서 “의식은 태양과 같다”고 하셨는데,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왠지 굉장히 멋진 말 같다. 의식은 태양과 같다, 의식은 태양과 같다...

#선무도수련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