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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도 수련일지 7

작성자
sunmudoland
작성일
2016-03-24 21:00
조회
1436
선무도 수련일지 7

개굴개굴, 그러고 보니 오늘은 개구리도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었단다. 어쩐지 우르르 쾅쾅 봄비치곤 비가 평소와 같지 않더라니. 여튼 오늘도 간만의 수련으로 눈도 뻑뻑하고, 몸이 무거운 상태였다. 그런데 박 법사님께서 “오늘 제가 앞 부분하고 우리 재욱님이 유연공 해주실 거예요.”하고 몇 가지 요가 동작부터 시작했다.

예전에 박 법사님이 요가 동작을 하면 솔직히 별 느낌이 없었는데, 오늘은 가만히 앉아서 손으로 위로 쭉 올렸다 내리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고 오른쪽으로 돌리는 등의 단순한 동작 몇 가지 했는데도 다른 때와 달리 오른쪽 어깨가 아파왔다. 사실 이번주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애 챙기랴, 또 그간 못했던 일 하랴 잠도 설쳐서 생활 리듬이 좀 깨져있던 터였다. 그러고 보면 몸은 그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 기록하는 듯하다. 레코드 기능이 없어도 지금 상태의 그 사람의 몸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상태이고, 그간 어떻게 살았는지 다 말해주나 보다.

오늘 유급자 수련엔 요가, 유연공, 장 지르기, 장족 앞차기, 권족 앞차기를 했다. 그 중 권족 앞차기는 자주 하지 않아서 그런지 부분 동작을 할 땐 중심잡기도 어려웠다. 이후 유급자 수련이 끝나가고 차담을 하고 있으니 유단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오늘처럼 내리는 비에도 얼굴에 웃음 띠며 여유롭게 등장하는 모습이란, 왠지 영화 속 고수들 같았다.

이번 주부터는 유급자 수련을 조금 줄여서 유단자 수련시간이 조금 길어졌다. 그런 만큼 조금 더 집중되는 느낌이 들었다. 박 법사님께서도 “오늘 이것만은 정확하게 다 익혀서 돌아가세요.” 하니 나 역시 “조금 더 정신 차리자”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저러나 육로 2단도 곁눈질로 하고 있는데 이제 3단에 2승형을 하자니 으악, 하면 할수록 머리가 뱅뱅, 다리도 꼬여서 꽈당 넘어질 거 같다. 그러니 오늘은 이제 막 1단 승단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진주아빠가 내심 부러워진다. 그땐 뭣도 모르고 좋았는데 말이다. 물론 지금도 뭘 안단 뜻은 아니다.

#선무도수련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