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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도의 수련체계와 나의 선무도 수련기

작성자
sunmudoland
작성일
2017-06-06 18:18
조회
1695
Ⅰ. 서론 - 움직임 속에 고요함이 있고, 고요함 속에 움직임이 있다

선무도란 관법을 통해 몸과 마음과 호흡을 돌아봄과 동시에 그 조화를 추구하는 수행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관법을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유형의 움직임에 실으면서 움직임 가운데 고요히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무상함을 깨달아 집착에서 벗어나 반야를 증득하는 것이다.
이런 선무도의 수련체계는 일상생활인 행주좌와, 어묵동정에 이르기까지 생각과 행동과 호흡이 조화를 이루어 깊고 고요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잃지 않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선무도의 수련체계는 크게 앉아서 하는 좌관, 서서하는 입관, 움직이면서 하는 행관으로 나뉜다. 이 세 가지는 또 다시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으로 나뉘어 영정좌관, 영동좌관, 영정입관, 영정행관, 영동행관으로 세분화 된다. 이 외에 기본적인 수련법으로 몸을 부드럽게 하여 척추 및 골관절 교정의 효과가 있는 오체유법 그리고 무술의 기초 동작인 장공, 권공, 회공 등이 있다.


Ⅱ. 본론 - 몸과 마음은 하나

1. 선무도의 호흡법
선무도의 호흡법은 대안반수의경에서 밝힌, 호흡에 정신을 집중하는 방법을 통하여 심신의 안정을 구하고 삼매를 이루는 ‘아나파나사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여기에서 아나(ana)는 흡식, 파나(apana)는 호식이며, 사띠(sati)는 정신의 집중을 의미한다. 따라서 선무도의 호흡법은 행주좌와 어묵동정에 들숨과 날숨에 마음을 집중하여 삼매를 구하는 호흡법이라 하겠다.

2. 선체조와 선요가
선체조와 선요가는 선무도의 본 수련에 앞서 몸을 유연하고 탄력 있게 기초체력을 단련하기 위한 방편으로 유연공과 오체유법을 들 수 있다. 선체조로서의 유연공은 총 18가지 동작으로 되어 있으나 다양한 동작을 첨가하여 단련할 수 있으며, 오체유법 역시 선요가로 18가지 동작으로 되어 있으나 이 또한 여기에 다양한 요가 동작을 접목하여 수련할 수 있다.
이러한 유연공과 오체유법을 수련하여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심신의 불균형을 건강한 상태로 회복하여, 좌선 위주의 한국불교 수행에서 생기는 상기병을 예방하고, 인체의 조화를 통하여 삼매로 가는 길이 될 수 있다.

3. 좌관수행법(영정좌관, 영동좌관)
앉아서 행하는 좌관법은 영정좌관과 영동좌관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신구의 삼밀을 조화하여 일곱 군데의 법륜을 개발하여 몸과 마음이 함께 깨달음으로 승화하는 즉 신성불의 길을 수행하는 방편이다.
영정좌관은 총 17개의 동작으로 구성되는데 법륜을 발현하고, 정, 기, 신의 조화를 이루어내는 수행법으로, 깊은 호흡의 삼매에서 전신의 힘을 빼고 부드럽고 천천히 행하며 정중동의 묘를 구하여 동작하는 좌관의 기초적인 초급단계의 수련법이다.
영정좌관을 꾸준히 수련하면 기를 감지함은 물론 삼매 속에서 오장육보와 뇌의 구조나 색깔, 움직임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영동좌관은 호흡 수련이 충분히 된 수행자에게 전수하는 과정으로 각종의 수인을 지어 법계를 관하면서 깊고 깊은 호흡을 통하여 삼밀가지를 구하며, 심리와 생리적 기능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수련법이다. 이 수련법은 정공과 동공을 3년 이상 수련한 경력자에게 전수되는 수련법으로 수인을 관하는 의념이 동작에 따라 변하고, 수인의 동작마다 기운이 맺히며, 호흡이 깊이가 더해지며 호식과 지식이 수련자의 경지에 따라 한없이 깊어진다. 이 수련은 기초 수련이 충분한 수행자에게 전수되는 것으로 잘못 행할 시, 상기병이나 탈장, 뇌출혈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스승의 지도하에 수련해야 하는 수련법이다.

4. 입관 수행법(영정입관, 영동입관)
서서 행하는 수련법으로 영정입관과 영동입관으로 나뉘어지는데 영정입관은 준비동작을 제외한 총 12개 동작으로 구성되며, 이 수련은 깊은 선호흡과 이완된 자세에서 마음의 의지로 움직이는 부드럽고 느린 동작 속에서 마음과 함께 흘러가는 기의 조화를 통해 심신이 이완되고 안정된 삼매에서 생명의 리듬을 느끼며 영(靈)과 육(肉)의 7대 법륜을 개발하여 우주의 대광명으로 동화되는 수련법이다.
영동입관은 골관절과 근육을 단련하고 오장육보의 기능을 강화하는 기공수련법으로 호랑이, 용, 원숭이, 사슴, 곰, 거북이, 학 등의 7가지 동물의 형태를 본떠서 만들었으며 도인법의 일종인 오금경을 근거로 한다.
이 수련은 흡식과 지식, 호식 3단계로 완전호흡을 해야 하며, 전신을 이완하고 지식 시에 항문을 수축하여 기를 발현하여 체내에 충만시키고 자세에 따라 경락을 따라 흐르는 기운을 관하는데, 한 자세를 3번 이상 수련한다.

5. 행관 수행법(영정행관, 영동행관)
영정행관은 밀교철학을 체형으로 구체화한 행동만다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물질세계인 지. 수, 화, 풍 4대와 정신세계인 공, 식, 2대를 체형의 동작을 통해 태장계와 금강계 만다라를 조화롭게 구상화한 것으로 6대가 상응하여 정신과 육신의 조화를 통해 즉신성불로 이르게 하는 수련법이다. 따라서 영정행관 수련 시에는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잃지 않고 신구의 삼밀의 조화를 꾀하여 매 순간을 관(觀)하는 것이다.
영정행관에는 그 동작이 방대하므로 선무도에서는 기본적인 체(體)로써 지대체를 수련한다. 지대체는 행, 주, 좌, 와, 어, 묵, 동, 정 반, 공 등의 10개의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지대체 동작은 영동행관 승형의 기본체가 되므로 반드시 수련하여야 한다.
지대체 수련은 흡식과 지식, 호식 등 3단계의 호흡이 동작과 일치되게 해서 준비 자세에서 고요함이 끝났을 때도 흐트러지지 않아야 하며 마음의 눈이 체형의 흐름과 호흡, 기운과 신체의 변화 등을 관하여 정신세계와의 일치를 꾀해야 한다.
영동행관은 선무도 수련에 있어 가장 동적인 수행법으로 권법이나 각종 병장기를 다루는 기술을 습득하여 심신일여의 극치를 표현하는 수련법이다.
영동행관은 선무도의 승형으로 체화되는데 1승형은 유연성과 균형을 단련하여 호흡의 조화를 꾀하며, 2승형은 전신의 탄력을 길러 신체전반의 근력과 탄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도수의 공방을 조화롭게 습득하는 승형이다. 3승형은 내공이 바탕이 되어 신체동작의 극대화를 성취하는 수행단계로써 삼밀을 조화하여 삼매 속에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신법이라 하겠다. 또한 4승형부터는 고도의 정신세계의 수련으로써 4차원의 단계라 하고, 6신통의 문이 여기서부터 열린다고 한다. 이상과 같은 선무도의 승형은 수행의 정신적 이상을 몸으로 표현하는 차원이며 동작으로 표현되는 행동만다라 라고 하겠다.


Ⅲ. 결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선무도의 수련체계는 본래명칭인 불교금강영관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관법을 방편으로 수행하는 불교 고유의 수행법이라 하겠다. 이러한 선무도의 수련체계는 앉아서 하는 좌관법(영정좌관, 영동좌관)과 서서하는 입관법(영정입관, 영동입관), 그리고 움직이면서 하는 행관법(영정행관, 영동행관)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사마타와 위빠사나가 둘이 아니듯 각각의 수행법이 둘이 될 수 없으며 서로 상응하며 작용하고, 동적인 움직임 속에서 정의 분상을 잃지 않는 정중동의 삼매를 꾀하고, 신구의 삼밀가지를 통해 즉신성불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1단 승단시험을 앞두고 도장에서의 시연과 논문 작성은 마치 학창시절 시험을 코앞에 두고 벼락치기 공부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오늘도 ‘오늘은 꼭 논문 작성을 해야 하는데… 아, 나는 왜 이렇게 마감인생을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시간에 쫓기며 논문을 작성하고(거의 요약해서 다시 한 번 급히 읽어보고 그래도 기억하려는 수준), 그 전 시연을 준비하면서도 ‘이렇게 해서 승단 시험을 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나는 1단을 따지 않아도 되는데…’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선배 도반이 말하길 “나도 그런 생각이었다. 하지만 막상 승단시험에 임해서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또 1단 승단시험을 통과하고 나니 마음가짐이 또 달라진 것 같다”는 말에 용기를 내어 이렇게 논문을 작성(요약)하고, 승단시험 때까지 남은 수련 시간엔 꼭 빠지지 말고 수련에 참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동안 선배 도반들이 “그래서 정하님은 언제부터 선무도를 하셨어요?”하고 물으면, “저요? 저 시작은 꽤 됐어요. 그런데 계속 하질 않아서….” 그렇다. 그동안의 선무도 수련은 빠듯한 직장 생활과 늦은 결혼 그리고 육아로 1주일에 한 번도 버거웠다.
하지만 이번 1단 승단시험을 계기로 일주일에 한 번 토요일 집중 수련과 거기에 주 중 수련 한 번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지금의 나를 보고 있자니 선배 도반이 한 말처럼 마음가짐이 벌써 달라지려 하나보다. (웃음)

마지막으로 1단 승단시험을 앞두며 그동안 저의 몸과 마음을 일깨워주신 채희걸, 박평윤 두 법사님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더불어 말썽꾸러기 여섯 번째 막내딸을 위해 새벽마다 부처님께 기도 올리시는 올해 일흔한 살 어머니, 감사합니다!